[앵커]
저희가 준비한 기획보돕니다.
'이젠 꼭! 바꾸자’ 참사 당일 목이 터져라 외치던 경찰관 모습을 기억하시죠.
주점에서 쏟아진 엄청난 음악이 비명도 호소도 가려버린 밤.
왜 확성기 하나 없이 뛰어들었어야 했을까.
김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.
[기자]
참사 당일, 이태원 거리.
시끄러운 음악과 군중들의 소리 때문에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였습니다.
경찰관이 할 수 있는 일은 목이 터져라 외치는 것뿐이었습니다.
[현장 출동 경찰관]
"안 돼요. 이쪽으로 가세요. 다 빠지세요, 얼른. 빠지세요. 도와주세요, 제발."
민생 치안을 담당하는 지구대와 파출소에 확성기와 스피커가 아예 없었던 겁니다.
[지구대 근무 경찰관]
"경찰관서에 구비된 확성기나 메가폰은 없습니다. 순찰차에 확성기와 경광등, 사이렌이 있죠. 그런데 그건 순찰차에 내장돼 있는 거고요. 현장으로 진입을 아예 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니까 무용지물이었죠."
전문가들은 극도의 혼잡 상황에 인파 관리를 하려면 지향성 스피커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.
통상 사용되는 방사형 스피커는 소리가 분산돼 버리지만, 지향성 스피커는 직선으로 방출합니다.
[김정곤 / 한국재난정보학회 재난기술연구소장]
"경찰관이 아무리 확성기를 들고 했더라도 아마 정보 전달에는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. (지향성 스피커) 최대 장점 중 하나는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멀리까지 음을 보낼 수 있다."
국지성 재난문자인 안전안내문자를 선제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.
[김정곤 / 한국재난정보학회 재난기술연구소장]
"(기지국을 통해) 얼마나 사람들이 좁은 곳에 밀집해 있는지 추정한 다음 사고 위험성이 높은 지역 정보에 대해 경고해줄 수 있는 문자 형태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."
관련 기술은 코로나19 안내 문자로도 이미 활용되고 있는 만큼, 인파 관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필요해 보입니다.
채널A 뉴스 김지윤입니다.
영상취재 : 이준희
영상편집 : 이혜진